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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학증에서의 대상관계
- '피학적인 사람은 희망을 버리지 않는 우울한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피학증의 병인을 우울증과 비교해 봤을 때, 그들이 경험한 박탈과 외상적 상실은 비록 그들에게 우울 반응을 가져다주기는 했지만 '나는 사랑받고 있다'는 생각을 온전히 포기하게 만들 정도로 혹독하지는 않았다. 이는 부모 노릇을 제대로 못하는 사람이라도 자기 아이가 다치거나 위험에 처하면 크게 수선을 떨며 어떤 행동을 취할 수 있다. 이들의 자녀들은 비록 전반적으로는 버림받은 느낌과 버림받았으므로 무가치하다는 느낌에 시달리지만, 만약 자신이 충분히 고통을 받는다면 어느 정도 보살핌을 받을지도 모른다고 배운다
- 대개 피학적인 사람의 과거력은 우울한 사람의 과거력과 비슷한 면이 많다. 그들의 삶에는 애도하지 못한 중요한 상실, 죄책감을 유발하거나 비판적인 양육자, 아이가 오히려 부모에 대해 책임감을 느끼는 역할 역전, 외상과 학대의 사례, 우울의 모델이 된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자세히 들어보면, 피학적인 환자들이 아주 깊은 곤경에 처했을 때 그들을 위로해준 사람이 있었다고 말하는 것을 들을 수 있다. 우울한 사람들은 자신을 위해서 아무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느끼지만, 피학적인 사람들은 만약 동정과 보살핌을 받아야 할 필요성을 충분히 증명할 수만 있다면, 완전한 정서적 유기를 당하지 않아도 될 것이라고 느낀다.
- 남편에게 맞는 여성들 중에는 쉼터에 피신 왔다가 목숨만 간신히 살려 주는 그 남편에게 되돌아가 심하게 구타당하는 일을 반복하는 여성들이 있어서, 쉼터에서 일하는 사람들로 하여금 절망감을 느끼게 하는 일이 종종 있다. 이들의 심리를 연구하는 프로젝트에서 이 여성들이 죽음을 두려워하기 보다는 버림받는 것을 훨씬 더 두려워한다는 내용을 이야기하였다.
가해자와 떨어져 있을 때 피험자들 대부분은 극심한 절망의 나락에 떨어져 주요 우울증의 지경에 이르렀으며, 거의 아무런 기능도 하지 못했다.... 많은 사람들이 음식을 먹을 수도, 침대에서 일어날 수도, 다른 사람과 어울릴 수도 없다고 표현하였다. 한 피험자는 이렇게 말하였다. "남편과 떨어져 있으며, 나는 아침에 어떻게 일어나야 하는지도 모르겠어요. 어떻게 먹는지도 잊어버렸고, 한 입 삼킬 때마다 배 속에 돌덩이가 들어가는 것 같아요." 그들이 혼자가 될 때 느끼는 심연의 깊이는 학대하는 배우자와 함께 있을 때 겪는 그 어떤 고통보다도 더 깊고 고통스럽다.
- 피학적인 환자를 만나다 보면, 그들의 부모가 그들에게 정서적으로 관심을 보였던 유일한 사건은 그들이 벌을 받을 때였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는 경우가 드물지 않다. 이런 환경에서는 애착과 고통의 연합이 불가피하다. 애정과 학대가 특이하게 결합된 괴롭힘과 집적거림도 피학증을 키울 수 있다. 특히 처벌이 과도하거나 가학적일 때, 아동은 고통은 관계의 대가라고 배운다. 아동은 신체적 안전보다는 관계를 훨씬 더 갈망한다. 아동기 학대의 피해자는 대개 학대에 대한 부모의 합리화를 내재화한다. 이는 방치되는 것보다는 맞는 게 더 낫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 일상생활의 대인관계를 보면, 자기패배적인 사람은 동병상련의 처지에 있는 불행한 친구들에게 애착을 느끼는 경향이 있으며, 만약 도덕적 피학주의자의 면모를 가지고 있다면, 자신이 부당하게 고통을 당하고 있음을 인정해 줄 사람들에게 끌린다. 또한 자신들을 함부로 대하거나 심지어 가학적으로 대하는 관계를 거듭 재창조하는 경향이 있다. 매 맞는 배우자는 이런 사례의 가장 극단적인 경우일 뿐이다. 일부 가학- 피하적 애착 관계는 자기 패배적인 사람이 학대 성향을 가진 파트너를 선택한 결과로 만들어지는 것 같다. 혹은 자기 패배적인 사람이 어느 정도 친절한 파트너를 만나지만, 그 사람에게서 최악의 것을 이끌어 내는 경우도 있는 듯하다.
- 피학적 성격을 지닌 사람들은 편집적인 사람과 공통점을 가지고 있으며, 또 어떤 사람들은 피학적인 성향과 편집적인 성향을 주기적으로 오가는 특징도 있다. 이는 이들이 모두 위협을 민감하게 지각하기 때문인데, 편집적인 사람과 자기패배적인 사람은 모두 자존감, 안전, 신체적 안녕이 공격받을지 모른다는 두려움에 늘 시달리고 있다. 이러한 불안에 편집적인 사람은 "당신이 나를 치기 전에 내가 먼저 당신을 치겠다"는 식으로 해결하는 반면, 피학적인 사람은 "당신이 나를 칠 필요가 없도록 내가 먼저 나를 치겠다"라는 식으로 반응한다. 그리고 이들은 힘과 사랑 사이의 관계에 무의식적으로 집착한다.
<출처 : 정신분석적 진단 성격구조의 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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